글ㆍ그림_유리화 (국립산림과학원 녹색산업연구과)
2005년 말 사단법인 한국산림치유포럼이 설립되고, 2007년부터 산림 치유와 관련된 산림청 기획 연구 과제가 수행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산림 치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정책이 시작되었다. 또 지난해 1월 산음 자연휴양림 일부 지역에 조성된 치유의 숲이 본격 개장, 운영되기 시작 했고, 지난 2~3년간 수행된 산림 치유 관련 국내 연구 결과들이 발표됨에 따라 신문, TV 등 많은 언론이 가진 인간의 건강증진과 질병 치유 기능을 앞 다퉈 보도하기 시작했다.
최근 2~3년간 산림 치유에 대한 관심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대부분에서 직간접적으로 산림치유와 관련된 계획을 수립하거나 이미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민간 부분에서도 관련 산업의 모색을 꾀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산림 치유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연구자로서, 지난 2009년은 산림 치유 연구와 정책의 도입기를 넘어서 도약기에 접어든 느낌을 강하게 받은 한 해였다. 향후 산림 치유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 정책에 대한 뚜렷한 전략과 그에 따른 세부 실천 계획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활활 타오른 산림 치유에 대한 관심을 뒤로하고, 산림 치유 연구와 정책의 제2단계 도약을 위해 산림이 지닌 치유기능과 관련된 국내 여건 변화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보건복지 수요의 증가
지난해 왜 많은 언론이 산림이 가진 인간 건강 증진과 질병 치유 기능에 대해 주목했을까?
첫 번째 이유는 당연히 보건복지 수요의 증가이다. 그 중에서도 만성질환 및 환경성 질환자의 증가가 특히 산림의 치유기능과 연관되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만성 질환은 만성 퇴행성 질환 또는 만성질환병이라고도 하는데, 6개월 혹은 1년 이상 계속되는 질환으로, 그 증세가 완만히 나타나 장기간 지속하는 증세로 여러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병을 말한다. 고혈압, 당뇨,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등이 우리나라 4대 만성 질환으로 꼽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3~2007년의 5년 동안 전체 환자는 6.3% 증가한 반면, 4대 만성 질환자는 49.7%가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만성질환의 특성은 질병의 시작에서 발생까지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 이 기간을 잠재기(latent period)라고 한다. 예를 들어 흡연 후 폐암이 발생하기까지는 평균 20~25년이 소요된다. 또 시점을 분명히 밝히긴 어렵더라도 어릴 때부터 시작되며, 이 질환의 발생에는 한 가지 원인보다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이다. 만성 질환의 위험 요인을 종합해보면, 식이(diet)·흡연·음주·운동·스트레스 등 생활습관과 관련성이 많다. 이렇듯 만성 질환이 성인에게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생활습관이 만성이라는 용어로 바뀌어 기존의 만성 퇴행성 질환을 설명하던 성인병 개념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만성 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예방하기 위해 만성 질환의 개선을 중요하게 여김에 따라 산림이 만성 질환을 개선하기 위한 스트레스 해소, 운동에 적합한 환경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것이다.
이와 함께 국가적으로 그 예방과 치료 대책을 고민하고 있는 질환 중 하나가 환경성 질환이다. 대표적인 환경성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2001년 전체 인구의 0.012%에 지나지 않았으나 2005년에는 0.091%로 7배 이상 급증했다. 수목이 내뿜는 피톤치드의 향균·살균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산림 환경을 이용한 아토피 피부염 증상 완화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 기회에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다.
국가 차원의 건강 증진 정책 추진의 중요성
최근 산림 치유가 주목받는 두 번째 이유는, 국가적인 건강 증진 정책의 추진이다. 보건복지부는 건강 증진 정책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건강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소득 증가를 유도하는 자본재로서 국가 성장 전략을 위해 건강 증진에 대한 사회투자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즉 환자의 증가는 질 높은 인적(人的)자원의 확보, 의료비 증가 등의 측면에서 국가 성장 동력을 약화하는 요인이 되므로 국민이 질병에 걸리지 않게 건강을 유지·증진하는 보건 정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질병에 걸리지 않게 심신의 건강을 유지·증진하는 장소로서 산림, 즉 숲은 더할 나위 없는 자원이며 이미 많은 국민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러므로 산림의 인간 건강 유지·증진의 기능 발휘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전문성 높은 서비스 제공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로 보건 복지부가 설정한 건강 증진 정책의 비전은 '건강 증진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충'이며, 그에 때란 3가지 목표는 전 국민의 건강 수준 향상, 소득·지역에 따른 건강 격차의 해소 적정 수준의 국민 의료비 증가 속도 관리이다.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관심 증가
산림치유가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세 번째 이유는, 보완대체의학에 관심 증가를 꼽을 수 있다. 보완대체의학(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CAM)은 정통의학(orthodox medicine)이 아닌 다양한 의료 체계나 건강 관리 체계, 의료 행위와 의료 산물을 총칭해 말한다. 즉, 인체의 면역 기능과 회복 능력을 증강시켜주는 여러 자연적인 접근 방식을 동원해 환자를, 전체성을 가진 인간으로 간주해 정신적·사회적·환경적 부분까지 관찰해 조화롭게 치료하자는 개념이다.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이유는 현대 전통의학(서양의학)이 발달했음에도 암, 만성질환, 퇴행성 질환과 정신 질환이 만연함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현대의학의 치료 형태(수술, 삽입 이식, 약물 투여 등)와 치료 약물의 부작용, 독성, 내성에 대한 부작용 탓에 보완대체의학의 전인적인 접근 방식에 대한 일반인의 호감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보완대체의학적 요법은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명상·요가·태극권 등의 심신 요법, 전기 치료의 등의 생체 전자기 요법, 동종요법·아유르베다 등의 대체 의료 체계, 지압·교정·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 등의 수기 요법, 약물 및 생물학적 요법, 약초 요법, 식이와 영양 요법 등으로 유형을 구분할 수 있다.
산림 치유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방향도 이러한 보완대체의학적 요법 등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이 요법은 산림 환경 내에서 이루어질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따라서 보완대체의학과 산림 치유는 일맥상통하는 바가 크며, 앞으로 산림 치유의 활동과 방법, 즉 산림요법(forest therapy)이 보완대체 요법의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효과를 검증해 전문성과 차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